1226456/성동혁

2020. 12. 29. 21:35*/poetry

 

 

 

별이 떨어진다면 당신이 있는 공간으로

​네가 아침잠에서 깨어 방문을 열었을 때

천장을 뚫고 쏟아지는 별

​난 그 별을 함께 주워 담거나

그 별에 상처 난 너의 팔을 잡아 주고 싶었다.

​지나 보면 역시나 난 할 줄 아는 게 없었는데

너에겐 특히나 그랬다.

​조용히 밥을 먹는 너보다 더 조용히 밥을 먹으며

너를 고요하고 불편하게 만들었다.

​나의 고요한 아이야, 가끔은

시끄럽게 너와 선루프를 열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정적이 찾아올 때

벌거벗은 나의 등을 안아 주던 게 생각난다.

너는 작고 나는 포근했다.

​우린 오래오래 안녕이지만

오래오래 사랑한 기분이 든다.

​내 머리를 쓰다듬고 강에 뛰어들고 싶다.

오래오래 허우적거리며 손의 감촉을 버리고 싶다.

​한 행성이 내게 멀어져 간 것은 재앙이다.

네가 두고 간 것들을 나만 보게 되었다.

​너를뭐라불러야할지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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