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나의 리듬

2017. 10. 8. 18:31*/scrap





1.

우리들은 익숙한 것, 즉 의식주에 대한 것을 너무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지나친 경우 살기 위해 먹고, 정욕 때문에 아이를 낳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그런 사람들의 일상 대부분이 추락하여 뭔가 고상한 삶이란 자신과는 다른 머나먼 세계에 있는 양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들은 인생의 토대를 확고히 지탱하고 있는 의식주라는 생활을 향해 진지하고 흔들림 없는 시선을 쏟아야 한다. 다욱 깊이 사고하고, 반성하고, 개선을 거듭하여 지성과 예술적 감성을 생활의 기본에 드리워야 한다. 의식주 만이 우리를 살리고 현실적으로 이 인생을 살아가도록 하기 때문이다.

방랑자와 그 그림자/니체


2.

아무도 읽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문의 글을 쓰지 않다보면 어느 새벽, 당신은 읽는 이가 기다린대도 긴 글을 쓸 수 없게 됐음을 깨닫게 된다. 아무도 먹어두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리하지 않다보면 혼자만의 식사도 거칠어진다. 당신의 우주는 그런 식으로 비좁아져 간다.

/작가미상


3.

자신의 취향을 아는 것은 꽤 중요하다. 취향은 단순히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끊임 없이 나를 살피고, 발견하고, 이해하고, 알아가는 일이다. 일상의 결을 다듬고 나만의 고유한 개성을 갖는 일.
은밀한 즐거움을 누릴 삶의 동반자를 만드는 일, 그리고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는 일이다.
입고있는 옷, 손에 든 가방, 입술 색깔, 아이라인의 방향, 헤어스타일, 신발의 굽, 지갑 크기, 카드 내역서, 펜의 굵기, 휴대폰 커버, 방의 벽지, 커피의 종류, 냉장고 속 식재료, 책장에 꽂힌 책, mp3 노래 목록, 자주 가는 카페, 대화의 주제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취향이 묻어 있다.
취향은 한 개인의 생활 방식, 심미안, 미적 감수성, 사고 체계, 정체성, 세계관이 발현된 축도이다.

/작가미상


4.

사회적 경력, 학력을 제외하고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참 행복한 사람이다. 경력, 학력 없이도 자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상당히 깊은 자기 성찰이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명함을 내보이지 않고 자신을 얼마나 자세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서술할 수 있느냐가 진정한 성공의 기준이다.

에디톨로지/김정운


5.

어떤 이가 매력적이라고 느껴질 때는, 그 사람의 태도가 좋아서 그런 경우가 많다.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나이를 초월한 사람.
자기 세계를 구축하고, 자기만의 가치관과 자기가 충만할 수 있는 어떤 태도를 분명히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환경을 그렇게 만들어갈 수 있는 힘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

태도에 관하여/임경선